랜디 로즈 (Randy Rhoads)
3년의 활동기와 2장의 앨범만으로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기타리스트가 또다시 나올까요? 비록 활동기는 아주 짧았지만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기타리스트 바로 랜디 로즈입니다.
충격적인 데뷔
하드록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오지 오스본의 데뷔 앨범 Blizzard of Ozzy가 1980년 9월에 발표가 됩니다. 이 앨범에 수록된 단 9개의 곡은 왜 오지가 수많은 다른 기타리스트를 두고 자신을 선택했는지는 증명하고도 남습니다. 토니와 함께 블랙사바스를 이끌던 오지가 마약등의 문제로 인해 해고가 되었던 것이 랜디의 신화를 위한 과정이었을까요? 어찌 보면 랜디와의 만남은 그에게 전화위복이 되는 순간이며, 이 둘의 만남은 하드록 역사에 남을 하나의 사건으로 기억됩니다. 역시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것일까요? 랜디가 튜닝하는 것만 보고 기타리스트로 영입했다는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하죠.
랜디의 생애
1956년 캘리포니아에서 출생한 그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 진단을 받은 그였지만 음악학원을 운영하던 어머니에게 클래식 기타와 음악 이론을 배우며 그의 인생은 바뀌게 됩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클래식기타 선생님으로 평생을 보낼 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학교에서 콰이어트 라이엇을 결성하여 캘리포니아의 여러 클럽을 돌며 연주를 하며 하드록에 입문하게 됩니다. 이때 소니 레코드와 계약을 맺고 1, 2집을 내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였고, 주변의 권유로 오지오스본 밴드의 기타 오디션을 참석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오지 오스본과 데뷔 앨범 작업에 들어가게 되죠.
하지만 소아마비의 후유증으로 인한 무대 퍼포먼스의 빈약함, 그리고 하드록 기타리스트로는 너무 곱상한 외모, 그리고 무명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지만 이내 그의 새련된 기타 리프와 신들린듯한 기타 솔로로 모든 것을 잠재워버리고 오지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명곡을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Blizzard of Ozzy입니다. 하드록부터 클래식까지 아우르는 앨범은 순식간에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이 곱상한 외모의 기타리스트를 전설의 반열에 올리기에 충분한 연주였습니다. 특히 4번째 실린 Dee라는 연주곡은 그가 어릴 적부터 연주하던 클래식을 잘 접목시킨 곡으로 강력한 사운드와 상반되는 부드러운 선율이 인상적 인곡이죠.
다른 기타리스트들에 비해 무대 퍼포먼스는 떨어질지 몰라도 기타를 들고 있는 그의 존재만으로도 무대는 부족할 게 없었지만 오지와 함께 라이브 콘서트 투어를 다니던 중 안타깝게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경비행기 사고로 더 이상 그의 천재적인 기타 리프와 애드리브는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필 지나가던 곳에 경비행기가 있었고 왜 하필 버스 운전기사가 경비행기 면허증이 있었으며, 평소에 비행 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왜 비행기에 올라탔을까 하는 아쉬움은 평생 동안 따라다닐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하드록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었기에 더욱더 진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애증의 오지 (Ozzy)
지금 생각해 보면 랜디만큼 오지와 잘 어울리는 기타리스트는 없는 것 같습니다. 블랙사바스를 통해 보여준 악의 이미지를 가진 오지에 천사의 이미지를 가진 랜디와의 결합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좋은 효과를 불러왔으며, 이 둘의 관계가 두고두고 회자가 되었습니다. 감성적인 랜디와는 달리 오지의 너무 갈팡질팡한 성격과 알코올등의 문제로 인해 많이 힘들어했으며 탈퇴를 결심했으나 오지 측의 소송으로 이루지 못하고 결국 계약기간을 채우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유명합니다.
오지가 랜디에 대한 애정은 가장 큰 히트곡이라 할 수 있는 Mr. Crowley를 연주할 때, 모든 기타리스트에게 웬만하면 랜디의 연주를 그대로 카피해서 연주하고 다른 기교는 넣지 않길 바랐다 하니 랜디가 그에게 얼마나 크게 마음속에 자리를 잡고 있는지 짐작할만합니다. 하지만 이는 랜디가 아주 즉흥적인 연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릴 적부터 다져진 클래식 기반 위에 만들어진 기타 라인과 진행은 누구도 추종할 수 없다는 반증이 아닐까 합니다.
랜디의 사후 오지가 이야기하는 랜디에 대한 마음이나 미담이 많았지만, 훗날 그가 랜디를 그저 하나의 세션으로 대우하고 보수 또한 크지 않았다는 게 밝혀져 마음이 더 아픕니다.
랜디 최고의 앨범
아이러이하게 랜디 사후에 발매된 라이브 앨범이 저에게는 최고의 앨범이네요. 처음으로 랜디의 기타 연주를 들은 앨범 자킷입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앨범이자 랜디의 모든 기타 선율, 테크닉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하죠. 팬타토닉을 기반으로 하지만 팬타토닉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음계를 들려주는 랜디 로즈, 오늘도 그가 연주한 Mr. Crowley를 연주하며 그의 연주실력뿐 아니라 애드리브의 조합에 또 한 번 감탄을 하게 됩니다.